어느 때 침묵해야 하고, 어느 때 대화해야 하나?
fuse sharing
2009/04/20 11:28
지난 번에 인터넷의 특성상 소수의 의견이 다수를 대변하는 것처럼 충분히 보여질 수 있다는 글을 썼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온라인 상에서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는 각각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기에 너무 안절부절할 필요도 없다는 점도 이야기를 했었구요.
그러나,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의 입장에서는 이처럼 소수가 의견을 제시할 때 언제 이야기를 해야하고, 언제 듣기만 해야하는 지 판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이 됩니다. 일례로, 새로운 IT 제품을 출시했을 때 불만의 글이 올라올 때 이를 대응하지 않는 것이 효과적인 경우도 있고, 직접적으로 대응을 하는 경우가 효과적인 경우도 있죠.
매우 유명한 케이스이지만 미국의 크립토나이트 (Kryptonite) 사처럼 자물쇠를 볼펜으로 여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을 때의 일처럼 온라인에서의 즉각적인 대화를 하지 않음에 따라 대규모 리콜 외에 큰 신뢰를 잃게 될 수 도 있습니다.
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소멸될 이슈를 오히려 언급함으로써 관심을 가지게 해 다시 큰 이슈로 번지게 만들수도 있습니다. 그 사례가 많지는 않으나 독도 이슈를 둘러싼 일본 정계 인사의 발언 등이 떠오르네요.
물론 게임이론 첫장에서 나오듯이 취할 수 있는 모든 선택안들을 생각해 본 후, 그 행동에 따른 온라인, 미디어, 영향력자 등의 대응을 다 파악하고, 그 각각의 대응에 대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파악하는 Game tree적인 접근이 가장 이상적이겠죠.
하지만, 실제적(Practical)인 관점에서 모든 선택안을 고려하고, 그것이 가져올 파장을 모두 고려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반나절만 지나도 취할 수 있는 선택안이 팍 줄어드는 이슈상황에서는 더더욱 가능하지 않은 접근일 수 있습니다.
이때는 초기 몇 가지 현상을 빠르게 확인한 후 현재상황에 근거해 단계별로 액션플랜을 취하는 접근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최근 이러한 고민을 치열하게 했습니다. 과연 온라인 상에서 대화를 해야 하나, 침묵하고 기다려야 하나를 두고 말이죠. (단 Blink에서 나온 것처럼 단 번에 판단이 나오기에는 제 경험과 내공이 너무 일천하다는 절감을 다시 한 번 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온라인상에서 어떤 이슈가 발생했을 당시 대화를 해야 하는가, 아니면 기다려야 하는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을 고려할지를 혼자 정리해 보았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부디 이 포스팅에 여러 의견이 올라와 바른 판단을 위한 일종의 팁이라도 되면 좋을 듯 합니다.)
1. Business Impact가 있나?
회사에 들어와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단어가 Business Impact 입니다. 이슈가 Business Impact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마케팅 담당자의 시간을 투입해 가면서까지 굳이 대화할 필요성이 없겠죠.
2. 이슈 발달 양상이 어떻게 될 것인가?
다음으로 앞으로 이슈가 강하고 오래 멀리 나갈 것인가, 아니면 약하지만 짧게 가까운 곳까지 밖에 못갈 것인가 등을 생각해봐야 할 듯 합니다. '세기', '시간', '거리'에 따라서 총 8가지 경우가 나올 수 있겠네요.
'세기'는 이슈의 내용이 가진 임팩트, '시간'은 이슈를 지속적으로 생산해내는 시간, '거리'는 어떤 한 분야에서 끝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분야로 갈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이해하시면 될 듯 합니다.
강하고 오랫동안 멀리까지 도달하는 이슈에 비해, 약하고 짧은 시간에 가까운 곳에서 끝나는 이슈는 대화를 굳이 할 필요성이 그만큼 줄어들 수 있습니다.
예전에 본 전파에 관한 재밌는 아티클이 생각이 났습니다. 꼭 이슈 퍼지는 것이 전파가 파동을 통해 퍼지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은 것이죠.
평지에서 끊임없는 에너지원이 있고, 전달력이 높으면 전파가 오래 강하게 멀리까지 갈 것입니다.
- '시간'의 면에서는 루머보다는 여러 강력한 팩트가 있는 것이 보다 이슈를 양산하는 끊임없는 에너지원이 될 수 있겠죠.
- '세기'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주목을 하고 있으면 '공명'이 될 확률도 높을 수 있습니다. 동시에 같은 곳을 보며 소리를 내면 더 멀리 전달이 되듯이요.
- '거리'면에서는 전문적인 내용 (산맥)보다는 누구나 들어도 알기 쉬운 내용(평지)이 더 멀리까지 전달됩니다.
반대로 다른 강한 이슈가 터진다면, 파동의 '간섭'처럼 자연적으로는 오래갈 이슈가 생각보다 빨리 끝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수면 파장의 간섭 효과 (출처: google search)
가끔 사람들의 생각도 파장(파동)처럼 전달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가끔 사람들의 생각도 파장(파동)처럼 전달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3. 받아들이는 사람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사람들이 자신이 모르는 분야에 대해, 즉 어떤 분야와 관련해 최초로 들어오는 정보는 다름사람의 의견을 쉽게 따라갈 확률이 높습니다.
이슈가 진행되는 분야가 예를 들어, 사람들이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서비스나 제품에 대한 것이라면 아무래도 자신이 논리적으로 판단하기 보다는 주변의 이야기를 듣고 가장 처음 접한 정보에 대해 신뢰할 확률이 클 수 있죠.
이럴 경우에는 약한 이슈라 할지라도, 듣는 사람에게는 보다 강한 소구를 할 수 있습니다.
4. 과연 말할 수 있는가?
하지만 무엇보다도 '말할 수 있는가'가 참 중요한 문제인듯 합니다. 아무리 위의 요인들을 생각해서 대화를 해야겠다고 결론이 나와도, 할 수 있는가는 정말 다른 문제입니다.
갑자기 예전의 가수 나훈아님께서 직접 대응을 통해 이슈에 파장에 대한 '간섭'의 효과를 만들어 낸 것이 기억납니다. 누가 과연 나훈아님처럼 기자 앞에서 바지를 내릴 제스추어를 취할 만한 용기가 있을까요? (전 정말 자신없네요.)
또한, 직접적인 대화를 하기 위한 용기 이외에도 사실 파악여부가 안되도 대화를 시도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위쪽부터 승인을 받는 등 프로세스 상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려도 대화를 하기 어려울 수 있죠.
이럴 경우에는 힘이 있는 조직이라면, 직접 대응을 통한 간섭인 '대화' 보다는 간접 대응을 통한 간섭인 '이슈 돌리기 (물타기)' 등이 가능할테고, 힘이 없는 조직이라면 부디 사람들의 관심을 돌릴 다른 큰 사건이 일어나기를 바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짧은 시간동안의 제 생각을 정리한 것이었지만, 결론적으로 제일 크게 느낀 부분이 있다면, 대중들의 현재의 '주목도'가 대화 여부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어떤 이슈에 대해서 모두가 다 주목을 하고 있으면, 당장 무엇인가를 해야하는 부담을 느끼기가 쉽습니다. 예를 들면, 오케스트라 공연에서 정말 미리 계획이라도 한 것처럼 박수를 치듯이 상호작용은 어느 한가지에 몰입한 상황에서 더 크게 일어나는 듯 합니다. 마찬가지로 특히 온라인에서도 어떤 이슈에 모두가 집중하고 있으면 모두 한꺼번에 박수를 치는 효과가 일어납니다.
하지만, 모두가 떠든다고 해서 대화를 해야 하고 모두가 주목하지 않고 있다고 해서 대화를 시도해야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주목도도 판단을 위한 조건 중 하나일뿐 전부는 아니니까요.
더욱 중요한 것은 현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떠들고 있는지를 보기 이전에 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을 미리 갖춰놓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이슈가 이미지 상에서의 왜곡이 아닌, 실제로 무엇인가 문제가 있는 지를 파악하는 등의 작업이 안된다면, 대화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고, 앉아서 기도밖에 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될 수도 있죠.
즉, 가장 중요한 선택안 중 하나를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경험해 본 상황을 고려해 봐도 정말 case by case인 경우가 너무 많아, 너무 개괄적으로 내용을 다룬듯한 느낌이 드네요. 그래도, 이번 글을 쓰면서 한 가지 계획이 추가가 되었습니다.
지금 기존의 오프라인 미디어를 중심으로 진행된 이슈관리 내용을 여러 Senior 분들을 참여시켜 온라인쪽에 특화시킨 버전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 관련 분야에서 발전이 있을 때 마다 이곳을 통해 소개시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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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 피자 동영상 사례를 통한 핵심 러닝 포인트
Tracked from Interactive Dialogue and PR 2.0 2009/04/21 16:47 삭제지난 4월 14일부터 도미노 피자 직원들의 엽기적인 동영상이 소셜 미디어 공간 및 기존 언론 매체를 아주 발칵 뒤집어놓았습니다. 즐겨 구독하는 PR 블로거들과 뉴스레터에서는 금주 내내 계속 관련 내용들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정리해서 콘텐츠를 공유하는데, 이제서야 시간이 조금 확보되어 관련 스토리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조금 정리해볼까 합니다. 상황 요약:<?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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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및 위기관리를 실행함에 있어서 아주 절실한 고민들에 대해 잘 정리를 해 주셨네요. 유익한 정보 잘 보고 갑니다.
온라인 이슈 혹은 위기 상황에서 기업은 어느 시점에 대화에 참여해야 하느냐 혹은 전략적으로 참여해야 하지 않아야 하느냐 - 아주 중요한 주제를 포스팅하셨네요. 저도 나중에 시간되면 함 정리해보고 싶은 주제입니다. 요즘 도미노 피자 사례가 소셜 미디어 업계의 주목을 많이 받고 있는데요. 참고로 트랙백 날리겠습니다!
정대표님, 이곳까지 방문해 주시니 영광입니다^^ 앞으로 온라인 상에서 자주 인사드릴께요.
쥬니캡님, 트랙백 감사드립니다. 일전에 강조하셨듯이 개인 블로그도 빨리 시작할께요..ㅠㅠ